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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결혼이야기 (2019)

by 니루루 2022. 10. 17.

결혼이야기-포스터

 

제목 : 결혼 이야기

감독 : 노아 바움백

출연 : 스칼렛 요한슨, 애덤 드라이버

개봉 : 2019. 11. 27

 

줄거리

뉴욕에서 극단을 운영하는 찰리와 그의 아내 니콜, 영화는 이 부부가 서로의 장점을 적은 편지를 내레이션 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서로에 대해 칭찬하는 편지 내용이지만 알고 보니 이 편지는 두 사람이 이미 파경을 맞이한 후에 쓴 것이었고, 영화는 두 사람의 이혼에 이르는 과정을 꼼꼼하게 따라가는 것임을 암시합니다. 

찰리는 평생 연극밖에 모르는 남자였습니다. 연극으로 사회생활을 시작했고 연극으로 자주 성가 했으며 연극에 관한 한 모든 내용을 통제할 정도로 완벽주의를 추구하는 사람입니다. 그의 아내 니콜은 원래 LA에서 연기생활을 하던 배우였지만, 찰리에게 반해 결혼한 후, 찰리를 따라 뉴욕으로 이주했고, 찰리가 운영하는 연극단에서 극단 생활을 해왔습니다. 찰리는 니콜을 결혼생활 내내 남편으로서, 연극단장으로서 숨 막히게 통제했고 니콜은 이에 남편의 무관심과 외도에 상처를 입고 이혼을 결심합니다. 

원래는 변호사 없이 원만하게 이혼을 하려 했던 니콜이지만, 주변인의 권유로 이혼 변호사를 선임하게 되고, 이혼 송장을 보내게 되면서 니콜과 찰리의 갈등은 심화됩니다. 그동안 연극 준비에만 몰두해오던 찰리는 그 결실로 맥아더상을 수상하게 되고, 거액의 상금을 받지만, 집에서 그에게 돌아온 건 이혼 송장이었습니다. 

 

니콜이 이혼을 준비해오고 있었고, 그렇게까지 자신에게 마음이 떠나갔다는 사실을 몰랐던 찰리는 매우 당황하지만, 니콜의 변호사의 엄포에 행여나 아들 헨리의 양육권마저 뺏길까 봐 겁이 나게 됩니다. 찰리 역시 우여곡절 끝에 이혼 변호사를 선임하게 됩니다. 둘은 여러 차례 만나서 좋게 합의하려 하지만, 서로의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고 법정싸움은 갈수록 난타전을 치닫습니다. 

니콜은 마지막으로 찰리에게 찾아가 대화로 풀려고 하지만, 여기서 서로에 대해 눌러왔던 여러 감정들이 폭발하게 되면서 서로를 향한 폭언을 하게 됩니다. 그동안 쌓아왔던 화를 쏟아내면서 진심이 아닌 말까지 폭언으로 하게 됩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토록 저주를 퍼붓는 자신의 모습에 놀라게 된 찰리는 그렇게 밑바닥까지 내려간 자신에게 누구보다 실망하게 됩니다. 찰리는 니콜에게 진심으로 사과를 하면서 오열하고 니콜은 아무 말없이 그를 토닥여줍니다. 여기서 두 사람은 그들의 결혼생활은 완전히 끝났음을 인정하게 됩니다. 결국 찰리는 아들 헨리의 양육권을 포기하고, 니콜도 맥아더 상의 상금 요구를 취소하며 원만하게 이혼에 이릅니다. 

1년 뒤, 찰리는 핼러윈데이에 아들 헨리와 만나기 위해 LA에 다시 찾아오고, 이제는 전 부인이 된 니콜과 재회합니다. 니콜은 이제 새 남자친구도 있고 자기생활도 열심히 하고 살고있었고, 찰리 역시 UCLA에서 전임직을 맡아 LA에 1년간 머무르게 되는데요. 이런 서로의 모습에 두사람은 속이 복잡합니다. 할로윈 파티를 준비하고 있을 때, 찰리는 헨리가 어떤 종이를 읽고 있는 것을 봅니다. 그 종이는 영화 초반에 서로에 대해 썼던 편지였고, 헨리의 부탁으로 찰리는 이 편지를 소리 내어 읽게 됩니다. 

찰리 자신도 몰랐던 자신의 장점을 알아봐 주고, 자신을 깊이 사랑해준 니콜의 마음을 알게 된 편지는 그동안 아무렇지 않은 척했지만, 니콜에 대한 사랑과 미움, 그 복잡한 마음의 사이에서 눈물을 터뜨립니다. 그걸 바라보는 니콜의 마음도 뭐라 말할 수 없이 복잡합니다. 파티가 끝난 뒤, 니콜은 그날만큼은 헨리를 찰리에게 데리고 있으라고 말하면서, 니콜은 찰리의 신발끈을 묶어주고는 그를 보내줍니다.

리뷰

영화는 사랑하는 사람이 결혼을 하고 이혼을 하게 되면서 겪는 미묘한 감정과 지저분한 마음의 고통을 섬세하게 관찰합니다. 서로를 사랑했고, 잘 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혼 과정도 수월할 것이라 생각했던 두 사람은 본격적인 이혼 과정에 돌입하게 되고, 변호사가 서로에게 유리한 방향대로 말을 바꾸라고 조언을 했을 때부터 그래도 사랑하는 두 사람의 행복했던 과거사마저도 끔찍하게 불행한 어느 부부의 참담한 과거사로 다시 쓰는 과정이 이혼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영화는 두 사람이 판사에게 서로가 단지 달랐을 뿐인 성격적 특징과 취향을 서로 병적인 질환처럼 보이게 만들고, 서로의 의도치 않은 실수를 잠재적인 범죄라고 주장하는 과정이 이혼이라는 것을 신랄하게 보여주는데요. 두 사람은 이러한 과정에서 서로의 진심 혹은 오해를 마주 보면서, 안 그래도 쌓여있던 악감정에 또 다른 상처로 덧입혀지는 너무나 고통스러운 일들을 겪습니다. 

 

니콜과 찰리는 부부로 긴 시간을 보내왔기에 그 격렬하고 힘든 과정을 보내면서도, 자신의 감정을 자신할 수가 없었습니다. 내가 그를 사랑하는지, 그를 증오하는지 그 중간의 애매한 선을 시시각각 넘나들면서 서로를 향한 독설을 하는 와중에 여전히 '여보'라고 부르곤 합니다.

니콜과 찰리는 서로를 증오하지만, 동시에 서로의 약하고 나약함을 너무나 잘 알기에 서로 동정합니다. 화해할 수는 없지만 서로의 약함을 이해할 수는 있습니다. 바깥에서 남들이 보기에 이러한 찰리와 니콜의 이혼 과정은 터무니없이 일상적이며, 남들의 이혼 과정과 별다를 것 없는, 슬프게도 너무나 평범하기까지 합니다.

이 작품은 사랑했던 두 사람의 이혼에 대해서 어떤 교훈이나 훈계를 주려는 태도를 취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렇다고 완벽하게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입장을 취하지도 않는데요. 부부란 공동체는 서로에 대해 정말 잘 안다는 듯이 굴고 있지만 사실상 그들은 스스로에 대해서도 잘 알지 못하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서로에게 노력하는 것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는 주제를 던집니다. 결국 서로를 이해할 수 없는 고통스러운 순간과 마주하고 상처받기도 하지만, 이혼을 하더라도 부부는 결국 혼자일 수 없는 존재들임을 영화는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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