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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2013)

by 니루루 2022. 8. 30.

그렇게아버지가된다-포스터

제목 :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
감독 :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 후쿠야마 마사하루, 오노 마치코, 마키 요코
개봉 : 2013. 12. 19.

 

 

1. 소개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일본 영화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의 영화.

고레에다 감독은 딸을 낳고서도 작업 등으로 바빠 가족과 거의 시간을 보내지 못하고 집에는 사실상 잠만 자러 들어오는 생활을 했는데, 어느 날 집을 나서려고 하자 딸이 "다음에 또 놀러 오세요"라고 인사하는 것을 듣고 자식과 아무런 유대감 없이 살아왔다는 것에 충격을 받은 것이 이 영화의 제작 계기였다고 한다.

 

2. 줄거리

도쿄 중심가의 맨션에서 살 정도로 부자이며 성공한 건축가인 료타는 아들 케이타와 아내 미도리와 함께 나름대로 행복한 가정을 꾸리며 살아왔다. 그러나 료타는 6년째 제대로 된 휴가 한번 가보지 못했을 만큼 일중독에 시달린다.

한편 아들 케이타에게 어린 나이에 면접 공부까지 시키면서 최고급 사립 초등학교로 보내는데, 여전히 성적도 좋지 않고 다른 아이들과 경쟁심을 느끼지 않는 료타가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료타 부부는 병원으로부터 충격적인 소식을 전해 받는다. 6년간 키운 아들 케이타가 자신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것이었다. 큰 충격을 휩싸인 료타이지만 동시에 자신처럼 출중한 머리와 자존심이 없고 늘 안주하는 아들 케이타가 자신의 친자식이 아니었음에 묘한 안도감을 느낀다.

그렇게 그는 자신의 친자식 류세이를 키우고 있는 유다이와 그의 가족들을 만난다. 하지만 낙후된 군마현에서 간간이 벌어먹는 수준의 허름한 전파상을 운영하며 사상이 게으른 유다이의 겉모습에 료타는 그를 우습게 본다. 이후 료타는 직장 상사가 그냥 둘 다 키우는 것이 어떻냐는 제안을 하자 그 말을 그럴듯하게 여겨 둘 다 거둘 생각을 한다.

 

하지만 유다이는 경제적인 면에서 부족하지만 가정적으로는 매우 훌륭한 아버지였다. 진심으로 아이들을 존중하고 그들의 시각으로 볼 줄 아는 끈끈한 가족애를 지닌 인물이었다. 그런 유다이에게 료타가 홧김에 돈은 달라는 대로 줄 테니 둘 다 자신에게 달라고 하자 료타의 머리를 때리며 아이들은 돈을 주고 사는 게 아니라며 화를 낸다.

 

결국 주말마다 아들들을 교환하며 알아가자는 양쪽 가족의 합의를 받아들여 친자식 류세이와 생활하는 료타. 그러나 생각보다 료타와 류세이 양쪽 다 서로에게 쉽게 적응하지 못하며, 반대로 케이타는 빠르게 유다이와 친해짐에 료타는 자존심이 상한다. 


그러던 날, 아버지를 만나러 간 자리에서 아버지에게 친자식을 데려오라는 충고를 받은 료타는 지금까지 키운 케이타를 내주고 친자식 류세이를 돌려받을 것을 결심한다. 그리고 키우던 아들 케이타에게는 케이타가 강해지기 위한 미션이라면서 사이키가에 가서 지내라고 하고 절대 전화도 하지 말라고 한다. 

 

그렇게 돌려받은 친자식 류세이지만 핏줄이기에 어떻게든 서로에게 적응할 것이라는 료타의 예상은 빗나가고, 류세이는 반항하며 끝내 가출하여 원래 집으로 몰래 도망가는 일까지 벌인다. 아버지로서의 부성이 그냥 얻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깨달은 료타는 류세이와 시선을 맞추며 전에는 해보지 않았던 놀이나 캠핑을 통해 아버지로서의 모습을 배우고 실천하기 시작한다. 류세이는 그런 료타에게 서서히 마음의 문을 열었지만 여전히 류세이는 원래 가족을 그리워하고 료타 역시 케이타의 빈자리에 그리움을 느끼며 결국 케이타가 몰래 찍어놓은 자신의 사진을 보며 울음을 터뜨린다.


케이타를 만나기 위해 유다이의 집으로 간 료타. 이미 큰 상처를 받은 케이타는 집 밖으로 뛰쳐나가 료타에게서 도망친다. 료타는 케이타를 쫓아간다. 케이타는 아빠는 아빠가 아니라며 상처받은 마음을 드러내고, 료타는 케이타에게 미안하다며 진심으로 사과한다.

 

3. 등장인물

 

노노미야 료타

성공한 건축가이자 엄격한 가장. 

매사에 냉정하고 이성적으로만 행동하려는 측면이 있다. 

또한 자존심이 강하지만 그에겐 어린 시절 아버지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다.

 

노노미야 케이타

노노미야의 외아들이지만 사실은 사이키 가의 친아들이다.

천성적으로 경쟁심과 질투심이 없고, 맹숭맹숭한 성격이라 아버지 료타의 걱정거리가 된다.

본인 역시 아버지의 기대에 못 미침을 자각하고 있으며 그게 아이에게 상처로 남아 있다.

 

사이키 유다이

낙후된 군마 현에서 겨우겨우 전파상으로 벌어먹고 사는 사이키 가의 가장. 체면과 예의도 그다지 따지지 않으며 무능한 가장이지만 아이들에게는 누구보다 따뜻하며 좋은 아버지.

 

사이키 류세이

사이키 가의 큰 아들. 사실은 노노미야 료타의 친아들이다. 

매우 장난스럽고 활발한 성격으로 친아버지와는 정반대이다. 

4. 리뷰

누군가의 아버지가 되고 누군가의 자식이 된다는 것은 피로 연결된 것일까. 아니면 정으로 연결된 것일까. 어쩌면 둘 다 맞고 둘 다 틀릴 수 있다는 것을 말하는 영화라고 생각한다. 사실 어느 쪽에도 답을 명확하게 내놓는 영화는 아니다.

 

료타의 친아들 류세이는 료타의 핏줄임에도 불구하고 특별히 영특한 재능을 보이는 것도 아니고 차분하고 냉정한 성격을 닮은 것도 아니다. 차라리 키워준 아버지 유다이의 성격을 닮았다. 재밌는 것은 류세이의 황소고집만은 친아버지 료타를 닮았다.

 

마찬가지로 료타의 아들 케이타는 아버지와 닮은 점이 하나도 없다고 하지만 사실 누구보다 닮은 아들이다. 어른들이 자신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 것을 짐작하고 그에 맞게 행동하고 어떤 부당한 거짓말을 시켜도 순종하고 따르는 아이이다.  재밌는 것은 경쟁심을 가지지 않고 성적도 좋지 않다는 나쁜 점에서만큼은 친아버지 유다이와 닮았다. 그렇다고 완전히 데칼코마니처럼 찍어낸 설정이 아닌 점이 이 영화가 참 세밀하다고 느끼는 점이다.

 

마치 현실에서의 부자관계랄까 이처럼 현실적으로 그려낸 영화가 또 있을까 싶다. 부모와 자식은 핏줄과 별개로 서로가 서로를 보듬으며 살아가며 그 시간 속에서 그들만의 역사를 쌓아간다. 그 쌓아간 역사가 추억이며, 그의 빈자리이고, 서로를 향한 사랑이다.

 

이 사랑의 본질을 료타가 깨닫는 순간, 그는 비로소 아버지가 되어가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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