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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사

고대 그리스 문명 5편

by 니루루 2022. 10. 13.

1. 고대 그리스 문학

그리스인의 문화가 서양문화의 원류로서 크게 두각을 나타낸 분야는 우선 문학과 철학을 들 수 있다. 문학에서는 기원전 8세기경의 낭송 시인 호메로스가 구전가요를 정리해 쓴 『일리아스』와 『오디세이아』 가 서양문학의 고전으로 꼽힌다. 

 

극문학(劇文學)이 본격적으로 각광을 받게 된 것은 페이시스트라토스가 국가제전을 거행하고 매년 연극 경연을 실시한 이후부터였다. 비극은 대개 신화나 전설상의 소재를 이용하여 인간의 내면적인 가치관과 심리를 묘사하였다. 

 

대표적인 비극시인은 아이스킬로스(B.C. 525~456), 소포클레스 (B.C. 496~406), 에우리피데스 (B.C. 485~406)였다. 아리스토파네스(B.C. 450~380?) 같은 희극 시인은 당시의 구체적인 현안문제들을 풍자하는 작품을 남겼다. 

 

그리스인은 유명한 역사가도 많이 배출했다. '역사의 아버지'라고 불려진 헤로도토스(B.C. 484~424?)는 페르시아전쟁에 대한 '역사'를 저술했고, 투키디데스(B.C. 460~400?)는 펠로폰네소스 전쟁에 대한 '역사'를 기술했다. 특히 투키디데스는 근대 역사학에서도 귀감으로 삼을 만큼 사실적이고 객관적인 역사를 썼다. 

 

그리스철학은 기원전 6세기, 이오니아 지방에서 나타난 자연철학에서 시작되었다. 자연철학자들은 자연현상을 신(神)과 관련지어 종교적으로 설명하던 종래의 방식을 버리고 인간이 합리적인 추론을 통해 자연계의 모든 현상의 근원(arche)이 무엇인지를 밝힐 수 있다고 생각했다. 밀레토스의 탈레스(B.C. 624~548?)나 데모크리토스(B.C. 460~370) 등이 대표적이다. 

2. 소피스트의 가르침

자연에 대한 철학의 관심을 인간으로 돌린 것은 소피스트들이었다. 그들은 수업료를 받고 문법, 수학, 음악 및 시민의 정치활동에 필요했던 수사학을 가르친 직업적인 교사였다. 소피스트 철학은 보편적인 진리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철학적인 상대주의를 표명했는데, 이는 프로타고라스(B.C. 480~411?)가 말했다는 "인간은 만물의 척도"라는 주장에서 잘 드러난다. 이는 선과 악, 진실과 거짓의 문제를 개인적인 판단의 문제로 인식하고 그것을 구분할 수 있는 보편적인 기준을 부정하는 것이었다.

3. 소크라테스와 플라톤 철학

소피스트 철학을 공박하며 보편적이고 절대적인 진리를 추구한 철학자가 곧 소크라테스 (B.C. 470~399)였다. 그는 교육의 진정한 목적은 그저 살아가는 생활수단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고 도덕적으로 완성된 인간을 만드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인간의 모든 신념과 행동이 합리적인 이성의 기준에 따라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고, 비합리적인 전통이나 미신, 신화 등의 영향을 배제하고자 했다. 그는 자신의 가르침을 시장이나 거리에서 특유의 문답법을 통해 시민들에게 전파했다. 그러나 그의 가르침은 전통적인 가치관에 대한 심각한 도전으로 받아들여져 결국 기원전 399년에 시민법정의 판결에 따라 처형되었다.

플라톤(B.C. 429-347) 은 스승 소크라테스의 가르침을 더욱 체계적으로 발전시켰다. 플라톤은 선과 정의, 진리에 대한 영원하고 보편적인 기준으로서 이상적인 이데아의 세계를 상정하고, 인간의 일상생활이 이루어지는 실제적인 현상(Phenomena)의 세계를 불완전한 것으로 간주했다. 

 

일상적인 현실생활을 초월하여 이데아를 추구하는 플라톤의 입장은 그의 정치사상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 그는 특히 스승 소크라테스를 죽인 아테네인의 정치현실에 환멸을 느끼고 그의 『국가』에서 자신의 이상 국가를 제시했던 것이다. 플라톤은 자신의 가르침을 교육하는 아카데미아라는 학교를 세워 많은 제자를 양성했다. 

4. 아리스토텔레스 철학

아리스토텔레스(B.C. 384~322)는 그리스의 철학의 흐름을 체계적으로 종합한 완성자였다. 그는 마케도니아 출신으로 플라톤의 아카데미아에서 20년간 수학하였지만, 플라톤의 철학을 그대로 수용하지는 않았다. 그도 보편적인 진리를 강조하긴 했지만, 그러나 그것이 경험적인 현실세계를 초월한 이데아의 세계에서 획득된다는 플라톤의 생각에는 반대했다. 

 

그는 사물의 본질이 독자적으로 이데아의 세계 속에 있는 것이 아니라 실제적이고 경험적인 물질세계 속에 내
재한다고 보았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러한 실재론과 플라톤의 이데아론은 이후 서양철학의 큰 흐름을 형성했다.

5. 그리스 문화의 특징

그리스 문화가 당시 다른 지역의 문화에 비해 두드러진 결실을 맺은 부문은 철학, 문학, 그리고 정치제도에서였다. 이들 분야는 인간 개인의 가치와 중요성을 이해하고 인간의 이성적인 힘을 인정하고자 노력한 그리스인들의 태도에서 비롯되었다. 이런 점에서 그리스인들의 문화는 합리주의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서양 전통의 출발점이 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러한 합리주의적인 경향이 당시 그리스 문화를 전적으로 지배했다고 보아서는 안된다.

 

 그 경향이 그리스문화를 선도한 것은 분명하지만, 당시 그리스인의 생각과 행동에 지배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볼 수는 없다는 것이다. 사실 그리스인들 가운데 신의 존재와 영향력에 대해 진지하게 의심을 한 사람은 거의 없었고 일반인들은 대개 불합리한 구습, 미신과 비교(敎) 신앙 속에서 살아가고 있었다.

 

 따라서 그리스문화의 합리주의적이고 인간 중심적인 특성은 당시 문화의 일반적인 특징이라기보다는 그리스 문화의 지향점으로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그리스 문화의 또 다른 중요한 특징은 그것이 폴리스 생활 속에서 생겨났다는 점이다. 그리스인들은 인간의 개인적 가치를 추구하면서도 그들 개인 각자가 자유시민으로서 구성한 폴리스를 초월할 정도로 개인 주의화되지는 못했다.

 

그들이 간직하고자 한 개인의 가치와 자유는 폴리스 시민의 일원으로서 지니는 가치와 자유였던 것이다. 그리스인이 남긴 중요한 유산의 하나인 아테네인의 민주제 역시 폴리스라는 국가 형태 속에서 가능한 것이었고, 그리스 철학에서 추구한 인간의 윤리도 폴리스를 초월하는 개인의 윤리라기보다는 폴리스 시민으로서의 윤리를 추구한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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