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몸에 맹장이 없으면 어떻게 될까?

우리 몸의 맹장은 오랫동안 '쓸모없는 기관'으로 여겨져 왔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 결과는 맹장이 생각보다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염증이 생기면 제거해버리는 맹장, 과연 정말 필요 없는 기관일까요?

염증이란 무엇인가?

우리 몸은 외부나 내부를 막론하고 상처나 이상이 생기면 면역세포가 작용해 몸을 원상태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합니다. 이 과정에서 피부가 빨갛게 붓거나 열이 나고 통증이 생기게 되는데, 이것을 염증이라고 합니다.

염증은 우리에게 부정적인 이미지로 인식되지만, 사실 이는 몸의 회복 과정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이 염증이 과도하거나 오래 지속되면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주의: 몸에 해로운 세균을 죽이는 것이 면역세포의 역할이지만, 때로는 정상세포를 공격하기도 합니다. 이럴 때 관절염, 결막염, 장염, 폐렴 등 다양한 질병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맹장은 대장이 시작되는 부분에 있는 작은 주머니 모양의 기관입니다. 음식을 섭취하면 식도를 거쳐 위로 들어가고, 위에서 소장으로, 소장에서 대장으로 이동하게 되는데, 맹장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합니다.

맹장의 주요 기능: 음식물이 남아있는 수분과 염분을 흡수한 뒤, 대장에 있는 점액과 음식물이 잘 섞일 수 있도록 반죽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초식동물의 경우 풀을 주식으로 먹기 때문에 풀의 섬유질을 분해하고 흡수할 수 있어야 합니다. 초식동물의 맹장에는 이러한 섬유질을 충분히 분해할 수 있는 박테리아가 살고 있는 반면, 육식동물의 경우 이러한 맹장이 퇴화되거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초식동물보다는 육식동물에 가까운 인간의 맹장 역시 퇴화되어 섬유질을 분해할 수 있는 박테리아가 없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의학계에서는 오랫동안 맹장은 없어도 사람이 사는 데에 별 지장이 없다고 여겨왔습니다.

정말 사람에게 쓸데없는 내장기관이 존재할 수 있을까요? 현재까지 맹장에 대한 연구와 공부를 지속해 온 결과, 맹장이 그 나름대로의 중요한 역할이 있는 것이 드러났습니다.

맹장 아래쪽에는 약간 늘어진 기관이 존재하는데 이곳을 충수라고 합니다. 흔히 우리가 맹장염이라고 하면 충수 쪽에 염증이 생기는 것을 말하며, 맹장염 수술을 하게 되면 바로 이 충수를 제거하게 됩니다.

새로운 발견: 소화력에 도움을 주는 것뿐만 아니라 면역력에도 큰 도움을 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새롭게 밝혀졌습니다.

연구 결과 충수에는 몸에 이로운 박테리아들이 아주 많이 존재한다는 것을 알아냈습니다. 충수에서 만들어지는 박테리아는 대장을 지키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한마디로 충수는 우리 몸의 박테리아에게 있어 최고의 은신처인 것입니다. 우리 몸은 심하게 설사를 하게 되면 대장 전체가 악영향을 받게 되는데, 맹장 속의 충수는 그 영향을 거의 받지 않기 때문에 박테리아들이 안전하게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맹장염에 걸리면 여전히 충수를 제거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제거하지 않았을 때의 위험이 더 크기 때문입니다.

응급상황: 맹장염이 악화되면 복막염으로 이어질 수 있어 생명을 위협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제거하는 것이 가장 안전한 선택입니다.

아직도 충수에 대한 연구는 계속 진행 중에 있기 때문에 이것을 제거해도 되는지에 대한 여러 논란이 아직 진행 중입니다. 일부 연구에서는 항생제 치료만으로도 맹장염을 치료할 수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어 향후 치료 방법이 바뀔 가능성도 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쓸모없는 곳이라 생각했던 맹장은 생각보다 더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의학의 발전과 함께 맹장의 숨겨진 기능들이 계속 밝혀지고 있으며, 미래에는 맹장염 치료법도 달라질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몸의 모든 기관은 각각의 역할이 있습니다. 맹장 역시 작지만 소중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복부 통증이 있다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